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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지은
再造之恩
다시 베풀어진 은혜라는 뜻으로, 멸망 직전의 나라나 생명을 구원한 은혜를 이르는 말입니다.
재조지은은 남북조 시대 남조(南朝) 송나라(宋)의 대신 왕승달(王僧達, 423~458)이 인사에 불만을 품고 조정에 올린 상소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왕승달은 대대로 명문가 출신으로, 임천왕(臨川王) 유의경(劉義慶)의 딸과 혼인했으며, 시문을 잘 지어 당시에 문명이 높았습니다. 그는 말을 타고 사냥하는 것을 좋아해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 않거나, 사냥터에서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왕승달은 자만심이 강해 자신이 재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외직인 오군태수(吳郡太守)로 나갔다가 456년 조정으로 돌아와 태상경(太常卿)에 임명되었지만,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표(表)를 올렸습니다. “신은 은혜로운 승진으로 지금 위치에 올랐으나 당시에는 놀라움으로 발을 모으는 것도 잊었고 본래 한가로움도 잊으며 감히 명을 받들지 못했습니다. 안으로는 저를 염려하시고 밖으로는 제 부모를 찾아 주시니 천지의 어짊으로 여기면서도 갚을 길 없고 다시 베푸신 은혜[再造之恩]도 잊을 수 없사옵니다. 그러므로 외관 생활로 쌓인 흙먼지를 씻어내고 기름진 은혜를 받았으니 위로 성상의 은혜를 받아 다시 태어났으며 주위의 후덕함으로 허물을 벗어서 주위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다만 훔친 영예와 행운에 의지해 홀연히 이 나이에 이르니 소신은 전하의 다스림에 방해가 될 뿐이어서 이번 영전이 편할 수 없으니 저를 놓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제 뜻을 다하였사옵니다.” 그의 상소는 겉으로는 존경하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매우 불손하여 결국 면직되었습니다. 이듬해인 457년, 왕승달은 좌위장군(左衛將軍)으로 옮겨졌고 영릉현후(寧陵縣侯)에 봉해졌으나, 오만 불손한 행동을 여러 차례 보이다가 모반죄로 옥중에서 사약을 받아 불과 3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한국사에서 재조지은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의 조선 파병과 관련하여 사용되었습니다. 전쟁 발발 두 달 만에 조선에 들어온 명나라 장수 조승훈(祖承訓)에게 ‘조그만 나라 조선을 다시 세워줄 희망’이라는 의미로 ‘소방재조지망(小邦再造之望)’이라는 표현이 처음 사용되었고, 이여송(李如松, 1549~1598)이 이끈 명군이 평양성을 수복하여 전세를 뒤집은 후에는 ‘재조지은’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였습니다. 이는 삼대 이후 한, 당, 송의 중화 문명을 계승한 명나라에 대한 의리를 강조하는 의리론(義理論)의 표현이었으며, 명청 교체기에 조선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스스로 좁혀 외교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재조지은이라는 표현은 『고려사(高麗史)』와 그 이전의 역사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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