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달
고사성어
출전 이야기
뜻풀이
😈 잇슈와
검색
Home
/
출전 이야기
/
천려일실
출전 이야기
천려일실
千慮一失
천 번 생각하면 한 번 정도 실수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가끔 실수할 수도 있다는 말인데, 너무 안다고 자신하지 말라는 의미로도 쓰고 또 상대의 실수를 위로할 때도 사용합니다.
천려일실은 중국의 초한(楚漢) 쟁패기 때 한나라 대장인 한신(韓信, ?~B.C. 196)이 사로잡은 조나라(趙)의 군사(軍師) 광무군(廣武君) 이좌거(李左車)에게 연(燕)나라와 제(齊)나라를 공략할 방법을 묻자 처음에는 패장이라며 거부했다가 거듭 간곡하게 요청하자 성심을 다하겠다고 응답한 고사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중원의 패권을 두고 초나라와 한나라가 쟁패하던 시절인 기원전 205년 한나라 대장 한신은 장이(張耳)와 함께 병사 수만 명을 이끌고 동쪽으로 가 초나라와 한편이 된 조나라를 공격하려고 하였습니다. 조나라 왕과 성안군(成安君) 진여(陳餘, ? ~B.C. 205)는 한나라 군대가 쳐들어온다는 말을 듣자 군사를 정형(井陘) 어귀로 모이도록 했는데 그 수가 20만 명이었습니다. 이때 광무군(廣武君)이 성안군을 설득했습니다. “한나라 장수 한신이 서하(西河)를 건너 위나라(魏) 왕과 하열(夏說)을 사로잡고서 알여(閼與)를 피로 물들였고, 이제 장이의 도움을 받아 우리 조나라를 함락시키고자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이는 승세를 탄 데다 고국을 떠나 멀리까지 가서 싸우는 것이므로 그들의 예봉을 당해내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듣건대 ‘1,000리나 되는 먼 곳에서 군량을 보내면 수송이 어려워 병사들 얼굴에는 굶주린 기색이 돌고, 땔나무를 하고 풀을 벤 후에야 불을 때어 밥을 지을 수 있어서 군사들은 전날 저녁밥을 먹어도 아침까지 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지금 정형으로 가는 길은 수레가 나란히 갈 수 없을 정도로 좁고 기병도 대열을 이룰 수 없는데, 이러한 길이 수백 리나 이어지므로 그 형세로 보아 군량미는 분명 뒤쪽에 있을 것입니다. 성안군께서 제게 기습군 3만 명을 빌려주신다면 지름길로 가서 그들의 군량미 보급을 끊어 놓을 테니, 성안군께서는 도랑을 깊이 파고 성벽을 높이 쌓고서 진영을 굳게 지키며 한나라 군대와 교전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하면 적군은 전진해도 싸울 수 없고 후퇴해도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때 우리 기습군이 그들의 뒤를 끊고 들에서 약탈할 만한 식량을 없애 버리면 열흘도 못 돼서 적군의 두 장수 머리를 휘하에 바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성안군께서는 제 계책에 유의해 주십시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적의 두 장수에게 사로잡히고 말 것입니다.” 성안군은 유자(儒者)여서 언제나 정의로운 군대임을 자처하며 속임수나 기이한 계책을 쓰지 않았으므로, 광무군에게 이렇게 응대하였습니다. “내가 듣건대 병법에 ‘병력이 적보다 열 배이면 포위하고 배이면 싸우라’고 했소. 지금 한신의 군사가 수만 명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수천 명에 지나지 않소. 그리고 1,000리 길을 참고 버티며 와서 우리를 공격하니 또한 극도로 지쳐 있을 것이오. 지금 이 같은 적을 피하고 공격하지 않는다면 후일의 큰 적은 어떻게 공격하겠소? 지금 피한다면 제후들은 우리를 겁쟁이라고 부르면서 가벼이 여기고 우리나라를 쳐들어올 것이오.” 성안군은 광무군의 계책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신이 광무군의 계책이 채택되지 않았다는 첩자의 보고를 듣고 매우 기뻐하며 과감하게 병사를 이끌고 정형의 좁은 길로 내려와 야영하고, 그날 밤 가볍게 무장한 병사 2,000명을 뽑아 저마다 붉은 기를 하나씩 가지고 샛길로 해서 산속에 숨어 조나라 군사를 바라보도록 하고, 다음과 같이 명령했습니다. “조나라 군사는 우리 군사가 달아나는 것을 보면 분명 성벽을 비우고 우리 군사를 뒤쫓아올 것이니, 너희는 재빨리 성안으로 들어가 조나라 기를 빼고 한나라의 붉은 기를 세워라.” 한신은 만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먼저 나가서 강을 등지고 진을 치게 하였는데[背水陣] 조나라 군사들은 이를 멀리서 바라보고 크게 비웃었습니다. 다음 날 한신은 대장 깃발을 세우고 북을 울리며 정형 어귀로 나가니 조나라 군대도 성문을 열고 공격해 왔습니다. 한창 격렬하게 싸움이 벌어지자 한신과 장이는 거짓으로 북과 깃발을 버리고 강기슭의 진지로 달아났습니다. 강기슭의 군사들이 문을 열어 그들을 안으로 맞아들였고 다시 빠르게 전투가 벌어졌는데, 과연 조나라 군대는 성을 비워 두고 한신과 장이를 뒤쫓았습니다. 그러나 한신과 장이가 강가의 진지로 들어간 뒤에는 한나라 군대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므로 도저히 무찌를 수 없었습니다. 그 사이 한신이 내보낸 기습군 2,000명은 조나라 군사들이 성을 비운 사이 성안으로 들어가 성벽에 있는 조나라 기를 모두 뽑고 한나라의 붉은 기를 꽂았습니다. 크게 놀란 조나라 병사들은 한나라 군대가 이미 조나라 왕과 장수들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하고서 흩어져 달아났습니다. 조나라 장수들이 달아나는 병사들의 목을 베었지만 달아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한나라 군대는 앞뒤에서 공격하여 조나라 군대를 크게 격파하고 병사들을 사로잡았으며, 성안군을 지수(泜水) 부근에서 베고 조나라 왕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때 한신이 군중에 명령을 내렸습니다. “광무군을 죽이지 말라. 산 채로 잡아 오는 자가 있으면 1,000금을 주고 사겠다.” 그러자 어떤 자가 광무군을 묶어 휘하로 끌고 왔습니다. 한신은 결박을 풀어주고서 광무군이 동쪽을 보고 앉도록 하고 자기는 서쪽을 향해 앉고는 그를 스승으로 대우하였습니다. 그러고는 광무군에게 물었습니다. 한신: 나는 북쪽으로 연나라를 치고 동쪽으로 제나라를 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성공하겠습니까? 광무군: (사양하며) 제가 듣건대 ‘싸움에서 진 장수는 무용(武勇)을 말할 수 없고[敗軍之將 不可以言勇], 멸망한 나라의 대부(大夫)는 나라의 존립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지금 저는 싸움에서 지고 나라를 멸망하게 만든 포로인데 어떻게 큰일을 꾀할 수 있겠습니까? 한신: 제가 듣기로 진나라(秦)의 재상 백리해(百里奚)가 우(虞)나라에 살 때는 우나라가 망했지만 진나라에 있자 진나라가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백리해가 우나라에 있을 때는 어리석었다가 진나라에서 사니 지혜로운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그를 등용했느냐 등용하지 않았느냐, 그의 말을 들었느냐 듣지 않았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실로 성안군이 당신의 계책을 들었더라면 저 같은 사람 역시 이미 포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당신의 말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당신을 모실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재차 물으며 말했습니다. 한신: 제가 마음을 다하여 당신의 계책을 따르겠으니 부디 사양하지 마십시오. 광무군: 제가 듣기로 ‘지혜로운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智者千慮] 분명 한 번 정도 실수가 있고[千慮一失],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愚者千慮] 분명 한 번 정도 얻는 것이 있다[千慮一得]’고 합니다. 그러므로 ‘미친 사람의 말도 성인은 가려 듣는다’고 했습니다. 제 계책이 반드시 쓸 만한 것이 못될까 두렵지만 성심을 다하고자 합니다. 성안군은 백 번 싸워 백 번 이길 계책이 있었음에도 한 번의 실수로 군대는 호(鄗)의 성 아래에서 깨지고 자신은 저수 가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지금 장군께서는 서하(西河)를 건너 위나라(魏) 왕을 사로잡고 하열(夏說)을 알여(閼與)에서 사로잡았으며 단번에 정형으로 내려가 아침이 되기도 전에 조나라의 20만 군사를 깨뜨리고 성안군을 죽였습니다. 이름은 나라 안에 퍼졌고 위세는 천하를 뒤흔들었습니다. 농부들은 농사를 멈추고 쟁기를 내던진 채 아름다운 옷에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 귀 기울여 장군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이와 같은 점은 장군에게 이롭습니다. 그러나 장군의 사졸들은 힘들고 지쳐서 실로 다루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지금 장군께서는 고달프고 지친 군사를 일으켜 갑자기 연나라로 가 견고한 성을 함락시키려고 하십니다. 싸운다고 해도 아마 오랫동안 지속되어 힘으로는 빼앗을 수 없고, 정황상 지친 실정을 드러낼 테고 시일을 끌다 보면 군량미도 바닥날 것입니다. 약한 연나라조차 항복하지 않는다면 제나라는 분명 국경을 막고 자국의 힘을 강화하려 할 것입니다. 연나라와 제나라가 서로 버티며 항복하지 않는다면 유방과 항우의 싸움은 승부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분명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점은 장군에게 불리합니다. 제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연나라와 제나라를 치는 것은 잘못입니다. 군사를 잘 쓰는 사람은 이쪽의 단점을 가지고 적의 장점을 치지 않고 이쪽의 장점을 가지고 적의 단점을 칩니다. 한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광무군: 지금 장군을 위한 계책으로는 갑옷을 벗어 병사들을 쉬게 하며, 조나라를 진정시키고 부모 잃은 아이들을 위로하며, 백 리 안의 땅에 쇠고기와 술을 날마다 보내 사대부들을 대접하고 병사들을 위로하고서 북쪽의 연나라를 향해 머리를 돌리십시오. 그런 뒤에 말솜씨가 좋은 사람에게 간단한 편지를 가지고 가서 연나라에 장군의 장점을 알리도록 한다면 연나라는 분명 복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연나라가 복종하면 언변 좋은 사람에게 동쪽의 제나라로 가서 연나라가 복종했다는 사실을 말하도록 하면 제나라는 분명 바람에 따라 나부끼는 풀처럼 복종할 것입니다. 비록 지혜로운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나라를 위한 묘책이 무엇인지 알지 못할 것이니, 이렇게 된다면 천하의 일은 모두 뜻대로 될 것입니다. 용병할 때 먼저 큰소리로 기세를 올리고서 나중에 진짜 싸움을 한다는 것이 이를 두고 한 말입니다. 한신: 좋은 생각이오. 그리고 그의 계책에 따라 사자를 연나라로 보내자, 연나라는 광무군의 말대로 바람에 휩쓸리듯 저절로 굴복하였습니다. 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뜻의 배수진[背水陣], 책임을 모면하려고 구구하게 변명하지 않는다는 뜻의 패군지장 불가이언용(敗軍之將 不可以言勇), 지혜로운 자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실수할 수 있다는 뜻의 지자일실(智者一失), 어리석은 자의 생각 중에도 쓸 만한 것이 있다는 뜻의 우자천려(愚者千慮), 어리석은 사람도 천 번 생각하면 분명 한 번 정도 얻는 것이 있다는 뜻의 천려일득(千慮一得) 성어도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목록